[리뷰] 히어애프터(Hereafter), 죽음을 알면 삶이 바뀐다.


이 영화를 연출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80세를 넘긴 노장이자 명감독이다. 평소 좋아하는 감독이지만 한번씩은 어리둥절할 정도로 평범한 작품을 내놓기도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봤다. 다행히도 이번 영화는 잔잔한 울림이 있는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이나 감흥이 남았다.

# 영화 초입부에 나오는 쓰나미 장면

쓰나미 장면은 짧게 나오고 엄청난 규모도 아니지만 무척이나 실감이 났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만들었고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줄여서 밀도를 높인 노력이 보인다. 성실하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미덕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 임사체험과 사후세계

사후세계에 대한 인간의 지식은 매우 제한적이다. 체험한 사람들의 증언과 고대로부터 전해져오는 문헌들을 통해 그 실체에 다가갈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접하기 어렵다. 또한 단편적으로나마 접한 정보들도 현대 경험주의 과학의 잣대를 통해 스스로 걸러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래저래 사람들은 이런 정보들을 무의식적으로 진실이 아니라고 받아들인다. 

그래도 임사체험을 통해 인생과 사후세계의 의미를 깨달은 사람들은 꾸준히 이를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인류 스스로를 진정한 기쁨으로부터 떼어놓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도 이 영화를 통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알면 삶이 바뀐다. 죽기 전에 죽음을 아는 것은 축복이자 기쁨이다."


# 심령술사(psychic) 혹은 영매(medium)

산 자와 죽은 자를 이어주는 분야만큼 사이비가 많은 곳도 없을 것이다. 산 자와 죽은 자를 이어줄 능력을 가진 사람은 섭리를 따른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능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에게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영매들은 대부분 사기꾼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진정한 영매 '조지(맷 데이먼)'의 고뇌도 이런 사실과 관련이 있다.

 

# 주류 종교계와의 갈등

세상 모든 종교는 사람들의 믿음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고대의 지혜전승과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예수, 붓다 등)은, 사람들에게 '믿음'은 환상에 지나지 않으며 진리는 '체험과 깨달음'에 있다고 설파했다.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도 같은 입장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입장은 세속화된 주류 종교계의 존재 기반을 흔드는 것이다. 영화 속 마리(세실 드 프랑스)의 저작 '히어애프터'의 내용에도 깨달은 자들에 대한 기존 권위 시스템(종교계, 정치권 등)의 조직적인 탄압이 있어왔음을 고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 작품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헐리우드의 스타 연기자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어 왔다. 그가 만든 모든 영화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영화들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평범한 작품들 속에도 품격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정성이 담겨져 있다. 아래는 그가 만든 영화 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의 목록이다.


무법자 조시 웨일즈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1976 / 미국)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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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악한 사냥꾼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1990 / 미국)
출연 제프 파헤이,클린트 이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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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자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1992 / 미국)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진 핵크만,모건 프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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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월드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1993 / 미국)
출연 케빈 코스트너,클린트 이스트우드,로라 던,T.J. 로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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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1995 / 미국)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메릴 스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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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가든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1997 / 미국)
출연 알리슨 이스트우드,주드 로,케빈 스페이시,존 쿠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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